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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에즈미 히카리의 입장에서 니와 스모모란 사람이 뭐인지부터 설명을 해보자.
니와 스모모, 현 UGN N시 지부장, 스트라이크 하운드 출신으로 칠드런 교관 또한 했던 사람.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에즈미 히카리의 교관 선생님. 히카리가 UGN에 들어오고 나서 히카리의 교육을 했다.
… 그리고 매우 많이 무섭다. 힘이 많이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아는 거라곤 거의 없었던 어린 히카리에게는 그냥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건 니와 스모모의 문제라기에는 이에즈미 히카리의 사회화 문제도 있었으니까 넘어가도록 하자.
여하튼 입에는 쌤이라는 경망스러운 호칭을 붙이고 다니고 잘 지내면서도 무서워하긴 무서워했다.
자신이 UGN 칠드런이므로 니와 스모모와 만난 일은 꽤 되는 편이지만, 이번에 같은 임무를 하게 된 건 처음이었다.
자신이 봤던 니와 스모모는 도끼를 든 무서운 선생님이었으므로 그 인상만 강렬하게 남은 채로……
쿵.
"방금 뭔가 친 거 같은데!"
그러니까 이건 예상하지 못했다.
아니, 예상할 수 있는 건 노이만뿐이 아닐까? 아니! 전 세계 오버드들을 다 찾아봐도 플래너밖에 없을 것이다.
플래너도 자기 플랜과 관계없다고 폐기했을지도 모르는 일이고…… 어느 쪽이든 간에, 그러니까.
이건 지옥이다.
~자신의 교관 선생님이 오랜만에 만났더니 차로 졈을 치고 다니는 사람이 된 것에 관하여~ …… 뭐, 따지고 보면 이상하지 않다.
우리 중에는 발로르가 없었고, 따라서 차 같은 것을 쓰지 않으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가야 했다.
그러니까 어른인 지부장이 자신의 위신과 편리한 이동을 위해서 차를 산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아아! 괜찮아, 괜찮아!"
역시 안 괜찮아. 심하게 흔들리는 차 안에서 멀미를 느끼며 속으로만 곱씹었다. 말로 뱉기에는 뱉자마자 토할 거 같았기 때문이다. 이에즈미 히카리는 키마이라 신드롬이 섞여 있고, 오감에 좀 더 예민하다. 키마이라 개체 차이가 있겠지만 히카리의 경우 이런
흔들림 하나에 다른 사람의 3배의 메슥거림을 느껴버린다. 하지만 역시 중요한 건 아니라고 할까.
방금 뭘 치고 갔는지 아무도 묻지 않는다. 범퍼에 무언가가 부딪혔다. 사람은 확실히 아니겠지.
사람이면 UGN이 아니라 FH… 아니 FH도 사람을 차로 안 치는 거 같은데.
어디에서는 친다는 얘기가 있지만, 자신의 인생에서는 보지 못했으니까 넘기기로 한다.
어쨌든, 지금 이 미친 운전에서 치고 간 건 아마 그 남자라고 생각한다.
……일부러 친 게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제일 큰 문제는 첫 번째로 니와 스모모의 난폭 운전이며, 두 번째로 그 난폭 운전이 건물과 건물 사이를 뛰어다니고 있다는
것이며(절대로 헛소리가 아니다, 건물 사이를 최고 속력으로 점프하고 있다……) 세 번째로는 …
…토할 거 같아…….
"히카리! 토할 거면 창 열고 해!"
"지금 창 열면 창밖으로 나가버릴 거 같은데요!"
"하?! 이게 무슨 비행기인지 알아!"
"비행기처럼 운전하고 있지 않습니까!!"
"……."
예전에 키리타니 유우고가 물어본 적이 있다. UGN에 들어온 걸 후회하지 않냐고.
이 물음의 이유는 간단했다.
이에즈미 히카리의 양친은 아직 FH의 에이전트이고, 히카리를 UGN으로 데려온 건 UGN 에이전트들이다.
따지고 보면 히카리에게는 선택권이 없었다. 그게 신경이 쓰여서 질문한 게 분명했다.
히카리는 이렇게 대답했다.
' 응, FH보다 UGN이 나은 거 '
" FH가 UGN보다 나은 거 같아……. "
" 뭐라고 했냐!? "
" 저, 슬슬 저 진짜 죽을 거 같은데요…… 오버드여서 다행이지 폭탄이었으면 벌써 폭발했어요. "
" 여기에서 자폭장치 쓰면 모두 죽습니다!!! "
" 아, 근데 우리 어디까지 날아가요? "
흔들리는 차량 속… 혼돈의 도가니…
기절을 하는 게 정신에는 좋겠지만 곧 있을 최종결전 어쩌고를 위해서라도 깨어 있어야 했다.
주마등이 어쩐지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그러니까 전에는 차에 타더니 FH 에이전트를 쳐서 저 멀리 날려버렸는데 그때 뭐라고
했지만, 차라리 그때가 나았다. 왜냐면 자기가 안 타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다음은 어땠더라, 어쨌든 나는 안 타고 있었으니까
됐다. 280km/h로 밟는 차를 안 타고 있었으니까 됐다.
지금은 안 됐다.
분명히 탄 이유를 인지하고 있고 그 이유를 수긍했으며(물론 자신은 뭐든 좋다고 하는 멍청이지만 그 똑똑한 제로와 아시가카 노아도
같이 탔으니까 적절히 맞는 얘기였다. 이 아무도 없고 자신들만 있는 공간에서는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게 경제적이니까.) 자발적으로 탔지만 이럴 줄은 몰랐지. …알았나? 알았어도 선택권이 없었다고 할까.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나 하누만인데. 그냥 빠르게 뛰어가면 될
텐데. 멍청하면 몸이 고생한다고…….
근데, 이거 보통은 반대이지 않나. 차 타는 게 상식적으로 덜 고생이잖아.
" 달까지지 당연히! "
이 일 끝나면 다시는 선생님 차 안 타야지. 10만엔 준다고 해도.